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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는 글

파업은 척박한 노동 현실을 견디고 또 견디던 영수와 영희의 노조가 꺼낸 최후의 수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조차 이들을 억압하는 또 다른 굴레가 되자 영희는 영수에게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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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상태는 아주 끔찍했었던 모양이다. 로드함 공장에서는 어린 공원들이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채찍질을 했다는 기록을 나는 읽었다. 이 로드함 공장이 오히려 인간적이었다는 기록도 나는 읽었다. 리턴 공장에서는 어린 공원들이 한 공기의 죽을 먹기 위해 서로 싸웠다. 성적 난행도 당했다. 공장 감독은 무서웠다. 공원들의 손목을 묶어 기계에 매달았다. 공원들이 이를 줄로 갈아버릴 때도 있었다.”

 

“그들의 후손이 지금은 자기 차를 몰고 공장에 나가.” 영희가 말했다.

 

“그곳 노조 사람들은 경영주와 동등한 입장에서 노사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우리는 어느 쪽에 가깝지?”

“뭐라구?”

그들의 백육십 년 전 상태에 가까워, 아니면 현재의 상태에 가까워?”

“내가 ‘난장이’를 쓸 당시엔 30년 뒤에도 읽힐 거라곤 상상 못 했지. 앞으로 또 얼마나 오래 읽힐지, 나로선 알 수 없어. 다만 확실한 건 세상이 지금 상태로 가면 깜깜하다는 거, 그래서 미래 아이들이 여전히 이 책을 읽으며 눈물지을지도 모른다는 거, 내 걱정은 그거야.”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간 30주년이었던 2008년, 조세희 작가의 말입니다. (「한겨레신문」 2008년 11월 13일 자)

 

1953년 제정된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노동위원회법’이 시행 중이었던 1970년대 배경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이토록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1997년 제정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2023년 현재도 시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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