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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작고 소중한 지역의 과거를

기억하는 지역 공동체

일주일에 세 번 문을 여는 작은 지역 박물관. 지역 유산을 지키기 위해 협회를 결성한 부부는 아이들에게 과거를 알려주고, 연구자에게는 자료를 제공하며, 조부모님의 역사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기증도 받습니다. 얼핏 보면 사소한 물건도 이들에게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 공동체의 기억입니다. 이들을 만나러 가볼까요?

세 번째 만남

​베드워스・너니튼 유산 센터

영국 중부 인구 3만의 작은 도시 베드워스에는 지역의 유산을 지키는 지역 협회 '베드워스 소사이어티'가 있습니다. 이 협회 회장인 존 버튼 씨와 린다 버튼 씨는 24년간 유산 센터를 운영해 왔는데요. 이들은 1981년 사라질 뻔했던 사제관을 지켜 2000년부터 유산 센터로 개조해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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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관 입구에 달린 팻말과 베드워스 사진들

이 센터는 다른 박물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지역의 역사를 전시합니다. 지역 주민, 학교에게도 이 장소를 개방하면서 사람들에게 이 지역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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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베드워스를 소개하는 전시

반가운 환영의 인사를 마치자, 린다 씨는 보여줄 곳이 있다며 기자들을 센터 안쪽으로 안내해 줬습니다.

이 모자는 왜 전시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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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경찰들의 모자를 베드워스 지역에서 만듭니다. 이 휘장과 장식들이 모두 베드워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사람들에게 어떻게 베드워스에서 리본 직조가 시작됐고 지속되는지 보여주고자 전시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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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베드워스의 이웃 동네인 너니튼에서도

유산 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너니튼 센터 한편에는 빅토리아 시대의 교실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놀러 오면 주민들이 그 시절 선생님의 옷을 입고, 학생 옷을 입은 아이들은 나무 책걸상에 앉아봅니다. 또 다른 공간에는 지역 축구팀과 팬 모임이 지역 축구 발자취를 기억하고자 만든 전시 공간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 센터는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역 주민이 직접 자신의 애장품을 기증하고,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할애하며 유산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너니튼 유산 센터가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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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니튼 지역사회와 너니튼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요. 사실 너니튼 센터에 있는 많은 것이 특별히 가치 있는 것은 아니에요. 큰 보험료를 요구하는 값비싼 것들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문화적으로 중요하고 지역 사람들에게 가치가 있어요. 그래서 지역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그것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사람들이 와서 “오 나 저거 아는데!”하고 말하면서 서로 간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 말이지요. 유산 센터가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접착제인 셈입니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의 정체성과 우리 마을이 어땠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대형 박물관과 달리 이렇게 시민이 가꾸는 지역 유산 센터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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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박물관이 예술적으로는 더 우수할 수 있죠. 반면 우리는 더 작고 지역적이기 때문에 더 실감 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유산 센터가 역사를 훨씬 편하게 생각하게 하게끔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역사가 재미있기를 원합니다. 물론 과거의 우리가 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다는 점에서 진지하기도 하죠. 우리는 사람들이 편히 오길 원하고 아이들을 데려와 흥미를 느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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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 중앙에서 이뤄진 지역 어르신들의 티 타임

이따금 유산 센터는 지역 어르신과 청년들이 공간을 빌려 소통할 수 있는 자리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과거를 기억하던 이곳은 나아가 현재 지역의 구심점이자 지역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공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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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주간 미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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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글을 쓰는 너니튼 작가 모임

미니 인터뷰 - <주체적인 시민이 유산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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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가 소중히 여기지만, 공식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거나 공적 기관의 관리를 받을 수 없는 유산도 있어요. 그런데 문화유산이 무엇인지, 나아가 무엇이 사람들에게 가치를 갖는지 규정하는 일은 국가나 전문가만의 몫은 아닙니다. 지역 풍경, 건물, 문화적 관습에 대한 가치는 그 지역 주민이 제일 잘 알고 있죠. 그것이 보존하려는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일종의 풀뿌리 접근 방식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헬레 요르겐센 교수

(버밍엄대 역사학과)

존 씨와 린다 씨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면 잊혔을 지역의 역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역 주민과 더 많은 사람에게 의미 있는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말이죠.

 

<유산, 시민의 발걸음 ep2. 지역, 과거를 기억하다>에서는 베드워스 유산 센터와 너니튼 유산 센터를 설명하는 존 씨와 린다 씨의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발걸음이 궁금하다면 영상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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